관객에서 친구로? 인터넷 주인찾기 컨퍼런스에 참여하며 #ournet

이번 토요일에 열리는 인터넷 주인찾기(인주찾기)의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 컨퍼런스에 발표자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올핸 안식년이어서 공식 활동 절대 안한다고 입에 달고 다니더니, 지난 달 연대회의 교육에 이어 벌써 두번째 그 원칙을 어기게 되었네요. 뭐 별 것도 아닌 제가 몇번씩 요청 거절할 때 그대로 받아주신 분들께 넘 죄송.. 민망..

하지만 이번에는 시민단체 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이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가는 것인만큼,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해서라도 인주찾기에 참여하는 마음을 이 블로그에 간단히 써놓기로 합니다.

인터넷 주인찾기 세 번째 컨퍼런스 :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
인터넷 주인찾기 세 번째 컨퍼런스 :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

제가 인주찾기 사람들을 처음 만난 건 2009년 가을, 벌써 2년 전이네요. 그 즈음 우연한 기회로 오프에서 만난 민노씨를 통해 ‘블로그 연구 수요모임’이란 모임에 초대를 받았었는데요, (이 모임이 인주찾기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사실 그때는 워낙 필력으로 알려져있던 블로거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좀 부담도 되고 유명인 만나는 설렘(!)도 있고 그랬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그날 어찌나 이야기가 휙휙 튀어다니고 말빨들도 쎄신지 저는 거의 아무 말도 못하고 듣기만 했었네요. 마음 한켠으로는 아, 내가 편하게 어울릴 공간은 아닌거 같아.. 라는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이에요. :)

그리고 연말 송년모임에 잠깐 얼굴을 비춘 뒤로는 별일 없이 지내다가, 2010년 5월 경 ‘인터넷 주인찾기’라는 이름으로 열린 첫번째 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를 주제로 열린 그 컨퍼런스에 그저 ‘관객’으로 부담없이 참석하면서, 어쩐지 이전 모임에선 느끼지 못했던 이분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어요. 그것은 블로고스피어 안에서 글과 말로 만들어온 존재감과 관계를 넘어서, 이제 직접 세상으로 걸어나와 사람들과 만나고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나가는 경험으로 확장해냈다는 성취감, 그것도 어떤 기존 프레임에 의지하지 않고 자발적인 참여의 힘으로 해 냈다는 뿌듯함을 만끽하는 모습이었고, 그게 참 행복해보이더라구요.

이번에 열리는 세 번째 컨퍼런스에 발표를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고, 여러가지 부담과 걱정 사이에서 그때 그 모습들이 떠올랐더랬습니다. 그리고 이메일 타래를 통해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고 양보하면서 함께 결정해나가는 과정을 보다보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하더라구요. 뭔가 보여줘야 하고, 멋진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안도감. 급하게 다가가지 않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흡입력과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친구가 되어가도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한켠에는, 이렇게 재미없는 주제(SNS와 시민운동이라니!)를 갖고 무려 100명의 낯선 사람들 앞에서 너의 이야기를 풀어보라고 격려해주는 그 기획의 실체(?)를 직접 파헤쳐보고 싶은 욕구도 생겼어요. 올해 초, 한동안 멈춰있던 블로그에 다시 물을 주기 시작한 것도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런 만남과 대화를 해나가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터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컨퍼런스에 참여합니다. 이번에는 관객이 아닌 친구로서. 그리고 이 경험이 나를 새로운 친구들과의 끈끈한 관계로 인도할지, 다시 지근 거리에서 적당한 거리감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할지, 한번 알아보려고 합니다. 컨퍼런스 오시는 분들, 비록 발표가 재미없더라도 이런 저의 솔직한 인사를 받아주세요.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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